라이트노벨 계열인 메피스토상(*역주:공식적으로는 장르 불문이며 주로 추리물이 수상하지만, 니시오 이신 등 라이트노벨 작가도 배출한 신인상)을 받고 2001년에 데뷔. 2003년에는 『아수라 걸』(阿修羅ガール)로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 이제는 아주 '순문학 작가'가 된 느낌이 드는 마이조 오타로. 1973년 후쿠이현 출생이라는 것 외에는 프로필도 얼굴도 비공개인 복면작가임도 당초에는 꽤 화제가 되었지만, 이제 와서는 그런 주석도 불필요할까.

 

마이조 오타로의 신작(*2008년 당시)『디스코탐정 수요일』(ディスコ探偵水曜日)은 상하권 합계 10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다.

 

'나'의 이름은 디스코 웬즈데이. 통칭 디스코 수요일. 일본에 있을 때의 가명은 오도리바 미즈타로-踊場水太郎-. 미아 찾기가 전문인 미국인 탐정이다. ――이러한 추리물 설정으로 시작하지만, 이 책은 평범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다.

 

모종의 사정으로 '나'는 코즈에-梢-라는 여섯살 소녀와 도쿄 초후시에 살고 있는데, 그 코즈에의 몸 속에 11년 후 미래에서 온 열일곱살 코즈에의 인격(영혼?)이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몸 또한 그 상태일 때는 고등학생 사이즈로 확장된다.

 

다중인격인지 유체이탈인지 환각인지. '큰 코즈에'와 '작은 코즈에' 사이에서 '나'는 곤혹스러워 하는데, 코즈에의 몸에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다. 여중생만 노리는 사건의 피해자로서 혼수상태에 빠진 열네살 소녀 시마다 키쿄-島田桔梗-의 인격(영혼?) 또한 코즈에의 몸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나'는 고뇌한다.

 

〈코즈에는 어디로 가버린 거지? 큰 코즈에가 다음에 찾아올 때 키쿄는 어떻게 되는 걸까...... (중략) / 앞으로 시간이 지나더라도 키쿄가 키쿄의 몸으로 돌아가지 못 하고 그대로 코즈에의 몸 속에 남게 된다면, 미래에서 찾아오는 내가 미래의 코즈에라고 일단 믿기로 한 그 아이는 정말 코즈에일까?〉

 

마침 그 때, 후쿠이현에 거주하는 추리작가 안뵤인 오와루-暗病院終了-(아니 근데 무슨 이름이 이래)가 살해를 당하고, 안뵤인의 저택에는 흐느껴 우는 소녀의 유령이 나온다는 정보가......

 

〈코즈에가 날 부르고 있어. 내 이름을, 울면서〉

 

정체불명의 화과자 장인 '수성C'-水星C-와 함께  '나'는 코즈에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후쿠이로 향한다. 

 

어떠신가요, 재밌을 것 같죠? 다만, 이상은 이 길고 긴 소설의 도입부에 불과하다.

 

'제2부'는 무대가 후쿠이로 옮겨지고, 이번에는 안뵤인 오와루 살해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한데 모인 십여명의 명탐정들이 차례차례 수수께끼 풀이에 도전하고는 실패한다는, 추리장르 팬에게는 매혹적인 전개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응? 이렇게 플롯을 설명해도 괜찮냐고?

 

마이조의 경우 그런 걱정일랑 필요 없다. 거듭 말하지만 이상의 부분은 도입부에 불과하고, 이야기는 그 후 더더욱 얽히고 설키게 되며, '나'의 사색은 시공을 초월해 더더욱 철학적인 심연 속으로 빠져들기 때문이다.

미스터리가 됐든 SF가 됐든, 장르의 약속에는 결코 안주하지 않는 것이 이 사람의 방식이다. 그 점은 기존 작품에 대한 비평의 성격마저 느끼게 한다.

 

난치병에 걸린 소녀와 관련된 연애소설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好き好き大好き超愛してる。)는, 카타야마 쿄이치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에 대한 강렬한 펀치 같았다. 시공의 일그러짐과 혼의 구제를 내포한 이번 신작에서 엿보이는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ダンス・ダンス・ダンス)이려나.

 

개연성 따위 알게 뭐냐는 식의 황당무계한 전개와 거듭되는 탈선. 이번에도 마이조 월드는 거침이 없다.

 

新刊書評『ディスコ探偵水曜日』 斎藤 美奈子
(PRESIDENT 2008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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