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쿠모주쿠마츠(九十九十九松)』 [2/3] ← Prev

 

 2015년 3월 28일, 너와 아다치 씨가 참가한 옴니버스 영화 <우리는 편하게 있기가 서투르다.ぼくたちは上手にゆっくりできない。> 의 첫날 상영이 끝난 심야 11시 45분, 시부야에 있는 영화관, 유로스페이스 옥상에서 쓰러진 소생은, 오른손을 높이 들고, 왼손을 가슴에 대고, 똑바로 뻗은 왼쪽 다리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의 발목을 걸친 채 죽어있다.
 이 포즈를 알고 있다.
 왜냐하면 1965년, 네가 태어나기도 전에 개봉된 영화 <괴수 대전쟁>에서 고질라가 이 포즈를 취하는 것을 본 적이 있어서, 원본보다 패러디가 더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셰~(シェー)'다.

 그렇다면 살해된 소생들의 해괴한 모습들에 관해서도 대강 설명이 된다.
 모든 것은 만화 <오소마츠 군>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모방인 것이다.
 2004년 소생의 입이 크게 찢어진 것은, '다용'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2005년 소생의 여장은 '토토코'.
 2010년 소생은 '하타보'.
 2012년 소생은 '데카판'.
 그리고 2015년 소생은 '이야미'였던 것이심……!

 그리고 나는 다시 2003년 9월 19일 오후 7시로 돌아온다.
 너는 아직 <좋아 좋아 너무 좋아 정말 사랑해.>를 쓰는 중이다.
 그 등 뒤에 서서, 나는 생각한다.
 아직 사건은 끝나지 않았다.
 모방 살인이란 그 자체를 목적으로 벌어지지는 않는다. 그건 어디까지나 무언가를 은폐하기 위해 이용될 따름이다……라는 건 <쓰쿠모주쿠>에도 쓰인 내용인데, 이 <오소마츠 군>의 모방에는 무엇이 감춰져 있는 거지?
 '소생'이 다섯 번 죽임을 당했다.
 얼굴이 같은 남자아이들이 죽었다.
 <오소마츠 군>을 모티브로 살해된 것이다.
 그렇다면, '소생'은 한 명 더 살해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숨겨져 있는, 메시지가 아닐까……?
 지금 여기 있는, 소생에게 전하려는?

 아아……!
 모든 것이 의미를 지닌다.
 그래. 그런 근사하고, 아름다운 세계인 것이다.

 방 안에 가득한 오뎅 냄새를 맡으며 소생은 소생의 죽음을 기다린다.
 소생을 죽일 범인은?
 물론 너다.
 소생의 눈앞에서 <좋아 좋아>를 계속 쓰고 있는 네가 아닌, 이걸 쓰고 있는 너.
 왜 소생을 죽이지?
 그야 아다치 씨 캐릭터를 죽이는 건 좀 그렇잖아. 하하하.
 …….
 물론 농담이다. 가토 쓰쿠모주쿠여. 왜 널 여섯 번이나 죽이냐 하면, 그게 세계의 섭리에 따른 필연이기 때문이야. 네가 명탐정이고, 메타탐정이고, 신처럼 어디에나 존재하고, 시공간 점프도 감당해내는 세계관을 지녔고, '비욘드'인 내 의도를 이해할 수 있으며, 그리고 스스로의 죽음을 직시할 수 있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그 말이 맞다. 너는 너로서 이야기하면서, 소생에게 내재하는 말로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확실히 소생은 그런 캐릭터다.
 그러므로 소생은 기다린다(待つ마츠).
 여섯 쌍둥이 중 여섯 번째로서, '치비타'로서, 오뎅 범벅이 되어 살해되는 것을.
 아, 소생은 '松(마츠)', 구나.
 마지막에 죽으니까 '末(마츠)'이기도 하고, 하하.
 네 말대로, 세계는 아름답다. 모든 것이 의미가 된다. 모조리 다 의미가 통한다. 소생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게 황홀해 하며 9월 19일이 끝나려는데, 바로 그 직전, 책상 앞에서 기어코 <좋아 좋아>의 마지막 문장을 쓰려는 네 옆에 수첩이 보인다.
 내일은 <파우스트 Vol.1> 발매 기념 이벤트 <파우스트 페스티벌>이 신주쿠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 이벤트에 아다치 씨가 올지 안 올지는 모를 일이고 <소생 이야기>의 아다치 씨 일기 2003년 9월 20일자에도 거기 있었단 기술은 없으나, '오츠이치' '나카타 에이이치' '야마시로 아사코'로 펜네임을 바꿔 쓰는 아다치 씨가 <파우스트 Vol.1>에도 몰래 글을 쓰지 않았을까 의심하는 소생이기에, 필경 입막음을 위해 살해되는 것이다.
 그것이 동기다.
 그래서 오늘이다.
 너와 아다치 씨가 처음 접점을 갖기 전 날에,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라고 네가 소생을 죽임으로써, 아다치 씨를 위한 축포 삼겠다는 뜻이다.
 <문예합숙> <명왕성O> <죠죠> <우리는 편하게 있기가 서투르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극장 개봉 당시 특전 소설을 포함하여, 항상 첫 번째 타자를 맡아주셨지만, 그뿐 아니라, 소설가 데뷔, 영화 제작, 온갖 것들을 너보다 앞서 만들고, 발표해온 아다치 씨.
 오츠이치 씨.
 첫 타자 수고하셨단 말씀드리고, 이만 적겠습니다お粗末様(오소마츠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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